디즈니+ 드라마 〈조각도시〉를 시청하다 보면, 2017년 개봉한 영화 〈조작된 도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조각조시와 조작된 도시... 제목도 비슷하고...
주연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남자배우 Top3 지창욱으로 동일인이기 떄문이지 않을까?
이는 단순한 설정 유사성 때문이 아니라, 두 작품이 공유하는 서사 구조와 관객을 동일한 위치에 놓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이 글은 왜 〈조각도시〉가 〈조작된 도시〉의 기억을 소환하는지, 그 구조적 이유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두 작품 모두 ‘억울한 개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각도시〉와 〈조작된 도시〉가 가장 먼저 공유하는 지점은 주인공의 출발선이다. 두 작품 모두 사회적으로 평범하거나 주변부에 가까운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에 둔다. 이 인물들은 스스로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어느 순간 범죄자 혹은 의심의 대상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억울함의 성격이다.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외부에서 만들어진 상황에 의해 범죄가 성립된다. 주인공은 가해자가 아니라, 구조 속에서 조작된 결과를 떠안는 존재다. 관객은 이 억울함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이미 상황 자체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두 작품은 사건의 전모를 초반부터 공개하지 않는다. 관객은 주인공과 동일한 정보 수준에 놓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 채, 상황을 따라가야 한다. 이 구조는 관객에게 즉각적인 불안을 만든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 출발 방식은 관객을 빠르게 감정적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이후 서사를 지탱하는 핵심 장치다. 〈조각도시〉가 〈조작된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작된 시스템’이 서사의 중심으로 작동한다
두 작품의 핵심 갈등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조작된 도시〉에서는 디지털 기록과 수사 체계가, 〈조각도시〉에서는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정보 구조가 문제의 중심에 놓인다. 개인은 이 시스템 앞에서 무력한 존재로 등장한다.
중요한 점은 시스템이 노골적인 악으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내부에서는 특정 목적을 위해 정보가 선택적으로 배열되고, 진실이 왜곡된다. 이 조작은 폭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다.
구체적으로 두 작품 모두 “기록된 것이 곧 진실”이라는 현대 사회의 전제를 적극 활용한다. 데이터, 영상, 기록이 오히려 개인을 옥죄는 증거가 된다. 관객은 이 구조를 이미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설득력이 높아진다.
실무적으로 보면, 〈조각도시〉가 〈조작된 도시〉를 연상시키는 이유는 설정의 유사성보다, 시스템을 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관객을 ‘추적자’가 아닌 ‘동조자’로 만든다
일반적인 범죄·추적 서사는 관객을 사건을 해결하는 관찰자 위치에 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은 다르다. 관객은 진실을 미리 알고 추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인공과 함께 혼란 속을 헤매는 동조자로 배치된다.
〈조각도시〉와 〈조작된 도시〉 모두 관객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대신 단편적인 단서만 제공하며, 그 의미를 나중에 재구성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주인공의 판단에 감정적으로 동의하거나 반발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관객은 “저 선택이 맞는가”를 고민하게 되지만, 동시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도 인식한다. 이는 단순한 몰입을 넘어, 윤리적 불편함을 만든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 관객 배치는 두 작품이 매우 비슷한 체험을 제공하는 이유다. 〈조각도시〉를 보며 〈조작된 도시〉가 떠오르는 것은, 서사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장르적 쾌감보다 ‘불안의 축적’을 택한 구조
〈조작된 도시〉는 액션과 추적의 쾌감이 분명한 영화였지만, 그 기반에는 지속적으로 쌓이는 불안이 있었다. 〈조각도시〉 역시 극적인 반전보다, 불안이 누적되는 구조를 택한다. 문제는 해결되기보다 확장되고, 진실은 드러날수록 더 복잡해진다.
두 작품 모두 중반부 이후에도 안도감을 주지 않는다.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조작이 등장한다. 이는 관객에게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요구한다. 결과적으로 작품이 끝난 뒤에도 여운보다는 찜찜함이 남는다.
구체적으로 이 구조는 “완전한 해결은 없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개인이 시스템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서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잠시 균열을 내는 정도에 그친다.
실무적으로 보면, 〈조각도시〉가 〈조작된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불안의 리듬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관객을 편안하게 놓아주지 않는다.
디즈니+ 〈조각도시〉를 보며 2017년 영화 〈조작된 도시〉가 떠오르는 이유는 단순한 설정이나 분위기 때문이 아니다. 억울한 개인에서 출발해, 조작된 시스템과 맞서는 구조, 관객을 동조자로 만드는 서사 배치, 그리고 끝까지 해소되지 않는 불안의 축적 방식이 거의 같은 궤적을 그리기 때문이다. 〈조각도시〉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관객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조작된 도시〉의 감각을 정확히 자극하며 작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