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 영화의 기준점 같은 작품이다. 단순한 어린이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다시 보면 ‘집’과 ‘가족’의 의미를 꽤 정직하게 건드린다. 케빈이 혼자 남겨진 상황은 웃음으로 포장돼 있지만, 그 안에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부재와 무책임이 분명히 존재한다. 도둑들과의 대결은 판타지에 가깝지만, 이웃 노인과의 관계 회복, 가족을 다시 받아들이는 결말은 현실적인 감정으로 수렴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나이가 들수록 다르게 보인다. 웃기다가, 어느 순간 괜히 마음이 풀린다.

2️⃣ 러브 액츄얼리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행복한 커플의 계절’로만 그리지 않는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이미 끝나버린 관계, 말하지 못한 감정까지 모두 한 자리에 꺼내놓는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병렬로 이어지지만, 공통된 정서는 하나다. 사랑은 늘 엉성하고, 타이밍은 어긋나며, 그래서 더 인간적이라는 것. 크리스마스라는 배경은 이 감정들을 증폭시키는 장치다. 연인과 보면 설레고, 혼자 보면 조금 쓰다. 그런데 그 쓰라림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이다.

3️⃣ 폴라 익스프레스
〈폴라 익스프레스〉는 크리스마스의 ‘믿음’을 가장 진지하게 다룬 영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 믿음이 사라질 때 세상이 얼마나 무미건조해지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기차 여행이라는 설정은 성장의 은유처럼 작동하고, 아이들의 질문은 어른이 된 관객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산타를 믿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설렘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이와 함께 보기에 좋지만, 어른이 혼자 봐도 충분히 아프다.

4️⃣ 클라우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유독 평가가 높은 이유가 분명하다. 〈클라우스〉는 산타클로스 신화를 새로 만들면서도,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이기적인 사람이 어떻게 조금씩 변하는지, 선의가 어떻게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지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특히 ‘착해서 선물을 받는 게 아니라, 선물이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는 시선은 인상적이다. 크리스마스를 미담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변화의 계기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보고 나면 조용히 여운이 남는다.

5️⃣ 다이 하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지만, 조건만 보면 크리스마스 영화가 맞다. 크리스마스 파티, 가족 재결합, 희생과 선택이라는 테마가 전부 들어 있다. 다만 총격과 폭발이 많을 뿐이다. 존 맥클레인은 영웅이라기보다 지친 가장에 가깝고, 그 점이 이 영화를 더 현실적으로 만든다. 화려한 액션 뒤에 깔린 감정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가 마냥 즐겁지 않은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시원하면서도 묘하게 위로가 된다.

이렇게 고르면 실패 없다!
가족과 함께 - 나홀로 집에, 폴라익스프레스, 클라우스
연인과 함께 - 러브액츄얼리
혼자서 - 클라우스, 다이하드,
아무 생각없이 - 나홀로 집에
크리스마스가 싫을 때 - 다이하드